친척들 사이에서 ‘걔 참 안됐더라.’로 대화를 이끌게 만드는 구성원이 한명 쯤은 있다. 무얼해도 일이 잘 안풀려서 걱정된다는 말투속에 내심 ‘우린 저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다행이지.’하는 우월감이 바닥에 깔리곤 한다.
은근 슬쩍 남과 비교하며 안도감을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인간의 못된 본능이니 우리는 좋은 싫든 본인의 삶이 가장 절실해야 한다. 그래야만 남 못사는 이야기를 그저 재밋거리로 삼지 않게 되니까.
‘불편한 편의점’의 주인공은 노숙자 출신이지만 우연한 계기로 인해 편의점 야간 알바를 맡게 된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참 안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저 묵묵히 들어 줄 뿐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문제가 어딘가로 말끔히 치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자신의 처지를 한 끗 다른 시선으로 살펴볼 자그마한 힘을 만들어 낸다.
작가가 행여나 요즘 넘쳐나는 어설픈 위로를 풀어내는 건 아닐까 싶었으나, 의외로 덤덤히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과도한 치장이나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과 달리 그리 불편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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