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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한 생각들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아래의 두가지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거기에 대한 반론을 좀 말하자면,

1. 애플은 퍠쇄적이다. 얘네들은 MS나 IBM, Google처럼 OS나 하드웨어 아키텍처를 타사에 공유하지 않는다.

결과론적으로는 맞는 말이긴 하다. 현재 실제로 애플의 행태가 그러하니까... 그런데 애플 나름대로의 핑계 거리가 있다. 개인적으로 주욱 지켜본 바로는 애플이 큰 위기에 처했을 때가 몇 번 있는데, 지금의 맥 말고 8 bit 애플 컴퓨터 시절 엄청난 불법 호환 기종들의 난립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후에 파워 매킨토시 아키텍처를 외부에 오픈해서 파워 컴퓨팅 같은 회사의 호환 기종이 판매될 때의 상황도 역시 좋지 않았다. 회사가 없어질 뻔한 위기들을 수차례 경험하면서 애플은 본능적으로 깨달은 거지... 우리는 MS나 IBM, Google과 똑같이 오픈 마인드로 장사하면 ㅈㄴ x 되는구나라는 사실을.

그래서 아마도 애플이 머리에 총 맞지 않는 이상, 앞으로 다시 OS나 아키텍처를 전면 개방형으로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한 두번 속으면 속인 놈 잘못이지만, 세번 이상 속으면 그건 속는 놈 잘못이다.

2.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었더라면...

이 이야기는 주로 요즘의 애플 제품이 뭔가 고객 요구와 맞지 않거나 제품 QC가 만족스럽지 않다거나 할 때 주로 나오는 이야기인데,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는 독재와 독선으로 유명한 사람이고, 제품을 제안할 때 자기 상상 속에 꽃힌 이미지를 현실화 하는데만 철저하게 집중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냥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만 만든거다. 오죽하면 고객은 자신이 뭘 원하는 지 정확히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바꿔 말하면 너희들 의견은 난 모르겠고 내가 끝내주는 비전을 제시할테니 너희들은 잔말말고 따라오라는 그런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 양반은 시대를 앞서간 천재니까 이게 먹힌거고, 그냥 무작정 따라하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귀가 안통하는 꼰대되시는거다.

QC의 경우도 애플 제품은 전통적으로 폼팩터가 바뀌거나 아키텍처가 바뀐 첫세대 제품은 원래 무조건 거르고 봐야 했다. 오히려 요즘 제품은 소프트웨어나 펌웨어 업데이트로 해결되는 부분도 많아서 그나마 QC가 훨씬 좋아진 거다.

물론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 제품들이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어지긴 했다. 이건 제품 자체의 문제보다는 스티브 잡스만이 가진, 현실 왜곡의 장 안에서의 초절정 제품 포장 스킬을 따라갈 만한 후계자가 없어서인 것 같다. 지금은 초대박을 친 애플 아이팟, 스티브 잡스 사후 제품 중 시장의 판도를 바꿔버린 가장 대표적인 혁신 제품인데, 만약 스티브 잡스가 키노트에서 에어팟을 발표했으면 데뷔 당시의 그 수많은 조롱은 듣지 않았을 거다.

2008년 즈음 이후의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모습만 접하고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도 많이 해서 답답해서 적었는데, 요지는 지금 애플은 그냥 완전 애플 스타일대로 애플스럽게 하고 있는거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apple.com/stevej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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