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순간에는 큰 감흥이 없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생각이 나는 영화가 있다. 프랑스 영화인 타인의 취향이 내게는 그런 영화이다.
예술에는 전혀 소양이 없는 중소기업체 사장 카스텔라는 우연히 조카가 단역으로 출연하는 연극을 보러 갔다가 여주인공 클라라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사실 그는 유부남이다.) 카스텔라는 그녀의 환심을 끌기 위해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연극이나 전시회를 찾아 다니며 그녀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녀는 예술에 무지하고 표현 방식이 촌스러운 카스텔라에게 영 마음이 가지 않는다.
결국 그녀는 카스텔라의 진심어린 고백을 단칼에 거절하게 되는데... 그렇게 거절당한 이후 카스텔라는 그녀의 친구인 화가에게 자기 회사의 벽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하게 되고, 그 사실을 알게된 클라라는 이에 대한 커다란 책임감을 느껴 카스텔라를 만류한다.
그 때 카스텔라가 그녀에게 하는 대사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떠오를 만큼 인상적이다.
그가 당신에 대한 내 호의를 이용해요?
난 그림이 좋아서 샀는데 뭐가 문제지요?
내가 왜 그림을 샀다고 생각하나요?
당신을 기쁘게 해주려고?
근사하게 보이려고?
아주 잠깐이라도 내가 그 그림이 좋아서
샀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요?
날 그런 사람으로 보나요?
난 그 그림들이 좋아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당신 때문에 산 게 아니에요.
당신이 날 좋아할 수 없다고 진작에 말했잖아요.
예술에 무지해 보이는 사람이더라도 그만의 취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예술에 대한 취향으로 사람의 우열을 나누는 것 만큼 바보스런 행동은 없다는 것. 또한 타인의 취향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일상에서 우리가 잊기 쉬운 평범한 사실을 이 영화는 새삼스럽게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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