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THE END, 하이라이트 - 불어온다

만화가 천계영의 오디션(1997년)은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 탄생하기 10년전에 이미 밴드 오디션이 줄거리인 순정만화였다. 남자 주인공 4명으로 구성된 밴드의 이름은 재활용 밴드.

JYP 또는 YG 연습생이었지만 치열한 경쟁에 밀려 끝내 데뷔의 문턱을 넘지 못한 멤버들이 모인 비스트는 재활용 그룹이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대기업 연습생 또한 재능없이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기에 '피타는(?) 노력' 끝에 대망의 첫 차트 1위를 시작으로 쟁쟁한 대기업 팀들 사이에서 나름 1군 아이돌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그리고 어느덧 7년이 흘러 그 어떤 아이돌 그룹도 피해갈 수 없다는 마의 계약 종료 및 연장 시점. 팀을 지키기 위해 직접 소속사를 만들기로 뜻을 모은 멤버들은 전 소속사와의 상표권 문제가 엮인 기존의 이름 대신 '하이라이트'라는 새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오늘의 추천곡 '불어온다'(2021년)는 멤버들이 2019년부터 차례대로 병역 의무를 모두 마친 후 다시 뭉쳐 이뤄낸 결과물이다. 세련된 하우스 음악과 여전한 비주얼은 후배 들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뿐 아니라 긴 굴곡을 헤쳐 온 내공도 더해져 있다. 신화와는 또 다른 형태로, 롱런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제시한 이들의 우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냉정한 시선으로 보더라도 새로운 음악 그 자체로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

하이라이트 - THE BLOWING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