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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rock

Ozzy Osbourne - Devil's Daughter (Holy War)

오늘 턴 테이블에 올려볼 곡은 지난 포스팅에 이어 Ozzy Osbourne의 5집 No Rest for the Wicked 앨범의 두번째 수록곡인 Devil's Daughter.

랜디 로즈의 급작스런 사망 이후 영입한 일본계 혼혈의 신인 기타리스트 제이크 E. 리는 전임자 랜디 로즈와 차별화된 줄충한 연주력과 음악성으로 오지와 함께 두장의 명반을 냈고 이 앨범들은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했으나, 일방적으로 오지에게 전보로 해고 통보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 영입한 기타리스트가 바로 신인 기타리스트 Zakk Wylde이다. 오지가 외모를 보고 새 기타리스트를 뽑았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데뷔 때는 꽃미남 외모였으나, 한참 세월이 흐른 후 엄청난 벌크업으로 근육을 키워 버린 지금은 예전의 꽃미남 미모는 안드로메다로 사라진 지 오래고 마치 프로 레슬러 같은 모습이 되어버렸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pinterest.co.kr/pin/669417932094935732/

Zakk Wylde의 연주 스타일은 그 당시 락 기타 연주계의 혁명을 일으켰던 잉베이 말름스틴과 반 헤일런의 지향점과는 선을 명확히 긋는 것으로, 당대 내노라 하는 기타리스트들이 너나 없이 유행처럼 따라하던 스윕 피킹 속주, 라이트 핸즈 같은 화려한 테크닉과 클래시컬한 느낌의 하모닉 마이너 스케일, 디미니쉬 코드 등을 사용한 연주는 철저히 배제한 채 오로지 전통적인 펜타토닉 스케일 기반의 기본기 만을 고집하여 속주 플레이와 초절정 연주로 승부를 펼친 지독하게 고집스럽고 독특한 정통파 기타리스트이다. 

그의 기타 연주 특징은 마치 기타 줄이 끊어질 듯한 엄청난 스피드와 진폭을 자랑하는 비브라토와 함께 오지의 음악과 안성맞춤인 사악함마저 느껴지는 전매 특허 급의 가공할 피킹 하모닉스를 들 수 있다. 그리고 기타 솔로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펜타토닉 스케일 기반의 정교하고 반복적인 패턴을 무시무시한 파워와 스피드로 밀어 붙이는 절도있고 박진감 있는 플레이는 기타 솔로를 듣자마자 연주자가 누구인지 한 귀에 알아 차릴 수 있게 해준다. 참고로 주로 사용하는 기타는 아이러니하게도 테크니컬한 연주에 매우 불리한 깁슨 레스폴 계열만을 고집하니 정말 괴물같은 기타리스트라 할 수 있다.

여담으로, 유명한 네임드 락스타임에도 자동차에는 크게 욕심이 없는 것 같은데 의외로 소박하게(?) 현대 투스카니를 꽤 오랫동안 탄 것으로 기억한다.

요절한 천재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나 허무하게 해고된 비운의 천재 제이크 E. 리에 비교하여 평가 절하되는 경우가 있는데, 락 음악계에서 까탈스럽고 괴팍하기로 유명한 오지 오스본과 수십년 가까이 곁에 함께 하면서 그의 중, 후반 음악 스타일을 공동 수립한 업적을 생각해 보면 사실상 랜디로즈 이상으로 오지의 페르소나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멜로디컬한 부분에서의 독보적인 천재 랜디 로즈나, 멜로디컬한 요소와 테크닉이 절묘하게 밸런스를 이뤘던 제이크 E. 리와 비교하면 다소 삭막하고 살벌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두 수퍼 기타리스트들과 비교해서 그런 것이고 Mama, I'm Coming Home 같은 곡을 들어 보면 나름 절제된 연주도 매우 수준급이다.

Devil's Daughter는 그의 연주 특징을 모두 드러내는 곡인데, 패기 넘치던 또 다른 신인 천재 기타리스트의 등장을 알리는 명곡이다. 앨범 커버 또한 그 당시 광기 넘치던 오지 오스본의 스타일대로 사악하기 그지 없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앨범 커버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