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최유리 - 숲 #1987년 “쾅” 커다란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떠오른 친구의 차 안에서 그는 어머니의 마지막 음성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넌 왠일로 안나가던 동창회를 다 간다니?” 그런 어머니에게 씨익 웃으며 멋적은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했던 그였다. 현관을 나서는 그의 왼손에는 포장을 뜯지 않은 카세트 테잎이 가득 담긴 종이백이 들려 있었다. ‘간만에 동창회를 나오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스쳐 지나갔다. 나는 그저 내 분신과도 같은 첫 작품을 동창에게 자랑하고 싶었을 뿐이다. 잠시 후, 다시 ”쿵“ 포니2 차체가 사납게 아스팔트 바닥을 긁으며 나를 잡아채는 순간 다른 미련이 떠올랐다. ’굳이 나를 태워 주겠다는 친구 녀석의 호의를 끝까지 거절했더라면…‘ 동창회 술자리에서 나눠주고 남은 카세트 테잎들이 휘갈겨 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