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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나의 아저씨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중 하나이고 많은 대중들이 인정한 것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는 동안 내내 유일하게 거슬리는 부분이 한가지 있었는데 바로 박동훈(이선균)의 아내인 강윤희(이지아)에 대한 설정이었다. 초반부터 박동훈은 그저 좋은 사람으로만 그려지는데 반해 강윤희는 악역 도준영(김영민)과의 불륜으로 인해 나쁜 아내 이미지로 그려진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면 그 원인 제공자는 사실 철저하게 박동훈이다.

박동훈은 결혼 이후에 자신의 어머니와 형제의 울타리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실은 아예 벗어날 생각이나 의지조차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심지어 거주지도 본가 근처에 잡았을 뿐 아니라 틈만 나면 그 곳을 들락거린다. 이후 박동훈과 강윤희가 대립하는 장면에서 강윤희는 ‘우리 가족은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아이 셋이어야 한다.’라고 외치지만 박동훈은 이에 선뜻 동의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에게 있어 가족은 당연히 그의 어머니와 형제까지 포함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가족 구성원중 빈자리 하나를 강윤희를 위해 비워 두었을 뿐이다. 늘 신경이 부모와 형제에게 가있는 배우자라면 어느 누구라도 그 곁이 지극히 외롭지 않았을까? 원래 사람 곁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가장 큰 법이니까. 물론 불륜을 옹호하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신의 부모에 대한 효도나 형제에 대한 지극 정성은 결혼 전에 최선을 다하고, 결혼 후에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본인이 못다한 효도와 정성을 배우자를 통해 채우려고 하면 안된다. 결혼은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과정이므로 기존 관계를 명확하게 재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제는 아들같은 사위, 딸같은 며느리라는 이미지가 강제로 투영되지 않는 시절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