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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aespa - Live My Life 우리나라에서 밴드 음악이 주류인 적은 없었지만, 밴드 음악 스타일 만큼은 어떤 형태로든 명맥을 늘 유지해 왔다. 그리고 아이돌이 말아주는 요즈음의 밴드 음악. 제법 맛깔나는데다 대중의 반응까지 좋으니 자꾸만 헛된 기대를 하게 만든다. ’이젠 진짜 봄이 오는건가?‘ 하고. 더보기
SPYAIR - Orange(オレンジ) 일본 락밴드 스파이에어의 보컬이자 원년 멤버인 이케가 희귀성난치병으로 팀을 탈퇴한 이후,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새 보컬이 된 요스케. 스파이에어의 노래들이 원곡자인 이케에게도 성대결절을 불러올 만큼 어려웠던지라, 점차 안정화되고는 있지만 요스케도 라이브 중 곡의 피치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팀의 새로운 전진을 위해 이케의 것이 아닌 요스케의 음역대에 어울릴 곡이 필요한데, Orange(オレンジ)는 그 시작점이다. 더보기
LINKIN PARK - The Emptiness Machine 밴드의 프론트 맨은 보컬리스트가 담당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2017년 사망한 린킨파크의 전설적인 보컬 체스터 베닝턴은 프론트 맨을 넘어 팀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그런 의미에서 린킨파크의 새 보컬은 누가 되더라도 그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데, 아예 성별이 다른 에밀리 암스트롱을 발탁한 것은 체스터와의 직접적인 비교를 피할 수 있는 나름 현명한 판단으로 생각된다. 사실 전임자가 전설적인 보컬인 경우 후임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기존 명곡을 얼마나 원곡자에 가까운 감성으로 소화하느냐(Journey의 아넬 피네다) 아니면 전임자와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팀의 새로운 전성기를 여느냐(Black Sabbath의 로니 제임스 디오). 그리고 린킨파크의 신곡 'The Emptiness Machin.. 더보기
데이식스 - 예뻤어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밴드 음악이 봄날을 맞은 적이 없었다. 심지어 이름이 어느정도 알려진 밴드라도 수퍼스타는 커녕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최근 멜론 챠트에 데이식스의 노래가 1위 곡을 포함해 무려 8곡이나 챠트인되어 있고 불과 얼마전에 QWER의 노래도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만큼 여러 매체들이 이른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칼바람 불던 추운 겨울에 이제 막 드럼통에 땔감을 넣고 불을 지펴 갓 온기가 느껴지는 정도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무명 시절을 버티고 버텨 밴드 음악으로 마침내 정상에 오른 데이식스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어린 학생들이 제 2의 데이식스를 꿈꾸며 부모에게 악기를 사달라고 조르는 모습을 조금은 기대해 봐도 좋으려나… 더보기
Pokémon Scarlet and Violet OST, Ed Sheeran, Pokémon - Celestial 포켓몬 게임 본가 시리즈 개발사인 게임프리크는 좀 미스테리하다. 닌텐도의 세컨드 파티로서 업력이 짧은 것도 아니고 매 타이틀마다 천만장을 훌쩍 넘게 팔아서 자금력도 빵빵할텐데 게임 퀄리티는 왜 이리도 허술한건지. 아무튼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게임도 아슬아슬한(혹은 처참한) 기술적 완성도에 비해 의외로 계속 플레이할 만한 구석이 있기는 하다. 어쨌든 피카츄와 이브이는 귀여우니까. 심지어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 나오는 에드 시런의 노래 ‘Celestial’은 살짝 감동적이기까지 하니 더더욱 열이 받는다. 절대로 지고 싶지 않던 무언가에 져버린 찜찜한 그 느낌. 결국 ’그래도 매번 사람들이 사주니까.‘로 귀결되는 걸까? 더보기
뉴진스 - Supernatural 그리고 뉴 잭 스윙 중학생 시절, 교실 뒤에 모여 신나게 토끼춤을 추던 녀석들이 통 이해가 되질 않았다. 솔직히 좀 유치하다고 느끼기도. 그런데 지금와서 보니 전혀 그런게 아니었다. 그 선구자 녀석들은 ‘뉴 잭 스윙’이 직관적으로 그저 멋진 장르라는 걸 나보다 훨씬 먼저 눈치챘던 거지. 이 좋은 걸 그 때 너네들만 ‘이미 알고 있던(もう知っている)’ 거였어. 더보기
Persona 5 OST, Lyn - Life Will Change 페르소나 5는 2016년에 출시된 게임(완전판 로열은 2019년)이고 워낙 유명하다보니 굳이 지금에 와서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를 덧붙이는 건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충격적인(좋은 의미로) UX와 연출력 등 널리 알려진 장점과 더불어 이 게임의 백미는 바로 음악의 퀄리티이다. 애시드 재즈와 락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모던한 감성의 음악은 대중음악 좀 듣는다고 자부하는 리스너들의 귀까지 사로잡기 충분하다. OST 추천곡은 한번 들으면 귀에 꽂히는 강렬한 기타 리프로 시작해 적재적소에 배치된 스트링 사운드가 감칠맛을 살리는 ‘Life Will Change’. 흑인 여성인가 싶을 만큼 기름진 음색으로 분위기를 달구는 이나이즈미 린의 보컬 또한 인상적이다. 더보기
최유리 - 숲 #1987년 “쾅” 커다란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떠오른 친구의 차 안에서 그는 어머니의 마지막 음성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넌 왠일로 안나가던 동창회를 다 간다니?” 그런 어머니에게 씨익 웃으며 멋적은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했던 그였다. 현관을 나서는 그의 왼손에는 포장을 뜯지 않은 카세트 테잎이 가득 담긴 종이백이 들려 있었다. ‘간만에 동창회를 나오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스쳐 지나갔다. 나는 그저 내 분신과도 같은 첫 작품을 동창에게 자랑하고 싶었을 뿐이다. 잠시 후, 다시 ”쿵“ 포니2 차체가 사납게 아스팔트 바닥을 긁으며 나를 잡아채는 순간 다른 미련이 떠올랐다. ’굳이 나를 태워 주겠다는 친구 녀석의 호의를 끝까지 거절했더라면…‘ 동창회 술자리에서 나눠주고 남은 카세트 테잎들이 휘갈겨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