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You Believe’의 듀엣 제의를 받은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그 친구가 한다고 하면 저도 할께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야심만만하고 기지 넘치던 기획자는 기가 막힌 선의의 거짓말로 이 역사적인 조합을 완성시키게 된다.
‘그 친구가 하겠다고 했어요.’ 라는 거짓말.
세상 사람들은 곡 녹음 도중 둘이 기싸움이 심했다는 둥 온갖 루머로 어떻게든 경쟁 구도를 그리고 싶어 했지만, 막상 곡 작업 당시 둘의 사이는 꽤나 좋았다고 한다. 설령 전에 원수 지간이었더라도 서로의 목소리를 마주 들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그 어떠한 허물도 용서할 수 있지 않았을까. 휘트니 휴스턴이 급작스레 사망한 이후에 머라이어 캐리가 커다란 상실감에 남긴 추모 트윗을 보면 서로 간에 깊은 교감이 있었다는 사실은 더욱 선명해 진다.
‘When You Believe’를 들어보면 구약 성경에서의 모세의 스토리를 모티브로 하는 이집트 왕자의 주제곡 답게 가스펠적인 분위기로 진행되는데, 아무래도 가스펠 싱어 경험이 있는 휘트니 휴스턴이 마치 CCM 스러운 느낌으로 곡의 도입부를 이끌어 간다. 그리고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 두 디바가 서로의 파트를 주고 받으며 음악적인 교감을 나누는 모습은 어찌보면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순간이었기에, 그리고 이제 다시는 볼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다운 조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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