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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IN PARK - The Emptiness Machine 밴드의 프론트 맨은 보컬리스트가 담당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2017년 사망한 린킨파크의 전설적인 보컬 체스터 베닝턴은 프론트 맨을 넘어 팀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그런 의미에서 린킨파크의 새 보컬은 누가 되더라도 그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데, 아예 성별이 다른 에밀리 암스트롱을 발탁한 것은 체스터와의 직접적인 비교를 피할 수 있는 나름 현명한 판단으로 생각된다. 사실 전임자가 전설적인 보컬인 경우 후임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기존 명곡을 얼마나 원곡자에 가까운 감성으로 소화하느냐(Journey의 아넬 피네다) 아니면 전임자와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팀의 새로운 전성기를 여느냐(Black Sabbath의 로니 제임스 디오). 그리고 린킨파크의 신곡 'The Emptiness Machin.. 더보기
데이식스 - 예뻤어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밴드 음악이 봄날을 맞은 적이 없었다. 심지어 이름이 어느정도 알려진 밴드라도 수퍼스타는 커녕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최근 멜론 챠트에 데이식스의 노래가 1위 곡을 포함해 무려 8곡이나 챠트인되어 있고 불과 얼마전에 QWER의 노래도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만큼 여러 매체들이 이른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칼바람 불던 추운 겨울에 이제 막 드럼통에 땔감을 넣고 불을 지펴 갓 온기가 느껴지는 정도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무명 시절을 버티고 버텨 밴드 음악으로 마침내 정상에 오른 데이식스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어린 학생들이 제 2의 데이식스를 꿈꾸며 부모에게 악기를 사달라고 조르는 모습을 조금은 기대해 봐도 좋으려나… 더보기
Pokémon Scarlet and Violet OST, Ed Sheeran, Pokémon - Celestial 포켓몬 게임 본가 시리즈 개발사인 게임프리크는 좀 미스테리하다. 닌텐도의 세컨드 파티로서 업력이 짧은 것도 아니고 매 타이틀마다 천만장을 훌쩍 넘게 팔아서 자금력도 빵빵할텐데 게임 퀄리티는 왜 이리도 허술한건지. 아무튼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게임도 아슬아슬한(혹은 처참한) 기술적 완성도에 비해 의외로 계속 플레이할 만한 구석이 있기는 하다. 어쨌든 피카츄와 이브이는 귀여우니까. 심지어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 나오는 에드 시런의 노래 ‘Celestial’은 살짝 감동적이기까지 하니 더더욱 열이 받는다. 절대로 지고 싶지 않던 무언가에 져버린 찜찜한 그 느낌. 결국 ’그래도 매번 사람들이 사주니까.‘로 귀결되는 걸까? 더보기
뉴진스 - Supernatural 그리고 뉴 잭 스윙 중학생 시절, 교실 뒤에 모여 신나게 토끼춤을 추던 녀석들이 통 이해가 되질 않았다. 솔직히 좀 유치하다고 느끼기도. 그런데 지금와서 보니 전혀 그런게 아니었다. 그 선구자 녀석들은 ‘뉴 잭 스윙’이 직관적으로 그저 멋진 장르라는 걸 나보다 훨씬 먼저 눈치챘던 거지. 이 좋은 걸 그 때 너네들만 ‘이미 알고 있던(もう知っている)’ 거였어. 더보기
Persona 5 OST, Lyn - Life Will Change 페르소나 5는 2016년에 출시된 게임(완전판 로열은 2019년)이고 워낙 유명하다보니 굳이 지금에 와서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를 덧붙이는 건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충격적인(좋은 의미로) UX와 연출력 등 널리 알려진 장점과 더불어 이 게임의 백미는 바로 음악의 퀄리티이다. 애시드 재즈와 락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모던한 감성의 음악은 대중음악 좀 듣는다고 자부하는 리스너들의 귀까지 사로잡기 충분하다. OST 추천곡은 한번 들으면 귀에 꽂히는 강렬한 기타 리프로 시작해 적재적소에 배치된 스트링 사운드가 감칠맛을 살리는 ‘Life Will Change’. 흑인 여성인가 싶을 만큼 기름진 음색으로 분위기를 달구는 이나이즈미 린의 보컬 또한 인상적이다. 더보기
도쿄 2024.06 더보기
스파이 패밀리 가짜 가족이 알려주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 더보기
퍼펙트 데이즈 아침마다 동네 골목을 쓸어대는 누군가의 빗자루질. 그 소리에 눈을 뜨며, 이불을 개고 어제 보던 책을 덮은 다음 씽크대에서 양치질과 콧수염을 손질하는 한 사내가 있다. 소중한 분재 화분에 조심스레 물을 주는 것이 그의 소소한 행복. 작업복을 껴입고서 현관 앞에 놓인 열쇠니 동전이니 하는 자질구레한 것을 챙겨 집 앞 자판기 캔커피를 뽑아 들고, 낡고 작은 다이하츠 승합차에 올라 시동을 걸면 그의 출근길이 시작된다. 그의 직업은 도쿄의 공중 화장실 청소업체 직원. 출근 길마다 아끼는 카세트 테잎중 하나를 골라 카 오디오에 넣어 노래를 듣는 것이 그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늘 같은 장소의 공중 화장실을 꼼꼼히 청소하고, 신사 근처의 벤치에 앉아 점심 끼니를 때우며 주머니에 넣어 둔 자동식 올림푸스 필름 카메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