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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k-pop

디어클라우드 - 엄마의 편지

크면 꼭 엄마와 결혼하겠다고 말하던 철없고 외롭던 어린 꼬마는 어느새 나이만 훌쩍 먹은 애어른이 되어 있었다.

이제는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지만 아직 이 노래 가사에 담긴 엄마의 마음을 온전히 담아낼 만큼의 어른은 되지 못했기에,

온통 사방이 어둠뿐이던 당신의 삶에 무뚝뚝하다 못해 무신경한 아들놈만을 자신을 지탱해주는 가느다란 희망으로 여겼던 엄마의 마음으로 가사를 찬찬히 바라 본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삶에서는 하나의 우주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곤 이내 마음에 일던 파도가 조금은 잠잠해 진다.

어린 시절엔 내게 힘이 없다는 비겁함으로 엄마를 지키지 못했던 날들을 후회하며, 함께 할 날들이 내 무심한 예상보다 길지 않음을 문득 깨닫기에 남은 시간동안 용기를 내어 엄마를 지켜 내기로 결심해 본다.

소심한 아들 녀석이 올바른 대접을 받지 못할까봐 ‘어디 가서든 모퉁이에 앉지 말아라.’라고 나지막히 말하시던 우리 엄마를 말이다.


시간은 아주 천천히
청춘 앞에 서성이다
아무런 기척도 없이
내 나이에 숨어버렸다
두근대던 내 몸 안에 가득했던 용기
하나 둘 사라져가네

전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
살아야 해서 제쳐두었던 이야기
세상에 나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은
첫째인 너를 가진 일

이제는 알 것 같은데
돌이킬 수 없는 일들
지나간 후회들 모두
내 나이에 숨어버렸다
예민하던 사춘기 시절 상처만 줘서
아직도 많이 미안해

전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
살아야 해서 제쳐두었던 이야기
세상에 나 태어나서 제일 좋은 날은
둘째인 너를 만난 날

다 지나간다 빛 바래진다
되돌릴 수 없는 시절
두려워진다 두렵다
아직 끝이 아닌데

전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
살아야 해서 제쳐두었던 이야기
세상에 나 태어나서 제일 기쁜 날은
소중한 날은 엄마라 처음 불린 날

디어클라우드 - 엄마의 편지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