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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

윤상 - 가려진 시간 사이로 윤씨가 아니라는 사실(본명 이윤상)을 한참 지나서야 알았던 것처럼. 어릴 땐 그저 ‘노래가 좋다.’고만 느꼈지 천재성은 알아보지 못했던. 도입부가 어째 좀 범상치 않다 싶어 찾아보면 어김없이 누군가의 이름이 써있었다. 끝없는 디테일과 시대를 타지 않는 감성이 늘 한결같은. 진정한 천재는 세월이 지나도 폼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는 ‘뮤지션들의 뮤지션’. 더보기
엄정화 - Dreamer ‘한국의 마돈나’ 대중들이 전성기 시절의 엄정화를 그렇게 추켜세우곤 했지만 솔직히 거기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었다. 그녀에게 최고의 전성기를 선사했던 주영훈의 곡들은 철저하게 대중 친화적이었고 게다가 그 때의 나는 그런 가치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던 시절이었으니까. 작년 여름 ‘환불원정대’ 녹음을 위해 그녀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랐던 건 요즘 가수들과는 아예 목소리 질감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장 근래(?)에 발매된 그녀의 역작 ‘The Cloud Dream Of The Mine’의 타이틀곡 ‘Dreamer’를 들어보기로 했다. 인트로부터 심히 범상치 않은 마이너풍의 반음계 진행은 역시나 프로듀서 윤상의 손길이 짙게 느껴진다. 그녀의 보이스와 연기력은 곡의 귓가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 더보기
귀엽게 위대하게, 아이유 - 나만 몰랐던 이야기 한 인간이 지닌 내면의 깊이는 생각에 투영되고, 그러한 생각은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뮤지션이라면 당연히 내면의 결과물인 음악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마련이다. 아래는 아이유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드라마에서 부녀 지간으로 출연했던 배우 정동환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선생님 오늘 연극 참 좋았어요. 매니저오빠랑 저녁 먹으면서 연극 얘기 한참 하다가 이제 집에 들어갑니다! 요즘 그런 것들에 꽂혀 있었거든요. 삶의 의미와 무의미, 하루를 살며 내가 기다리는 것, 그리고 사는 것이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종종 있고요. 이런 시기에 이런 주제의 연극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러키가 들고 다니던 짐보따리에 들은 것이 모래라는 대목이 참 공허하고 슬프게 그리고 무섭게 .. 더보기
러블리즈 K-Pop 아이돌 그룹의 멤버 구성원을 보면 어느정도 공식화 된 요소가 있다. 멤버 구성원에는 비주얼 멤버, 메인 보컬, 메인 댄서, 메인 랩퍼가 거의 필수적으로 포함되는데, 2NE1의 상업적인 성공 이후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 팬덤까지 함께 노릴 수 있는 걸 크러쉬 컨셉이 대세가 되면서 메인 랩퍼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그런 상황에서 보면 러블리즈는 멤버 구성원 중 랩퍼 포지션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8명의 멤버 중 메인 보컬 및 리드 보컬 포지션만 무려 4명으로 보컬에만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유니크한 팀이다. 음악적인 성향 또한 요즘 걸그룹 트렌드와는 다르게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강조된 신스팝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윤상이 속한 프로듀싱 팀인 1Piece가 러블리즈의 프로.. 더보기
러블리즈 - Destiny 특유의 몽환적인 전조의 매력에 이끌려 듣게 된 노래(참고로 나온지는 좀 됐음)인데 가사가 완전 이과 감성이 충만하다. 달과 지구와 태양간의 삼각 관계를 노래했는데 가사 중에 달이 한쪽 면만 지구에서 보이는 점, 자전과 공전주기가 한달로 같은 점, 조수 간만의 차, 지구 자전축 기울기로 인한 4계절, 달에 대기가 없어 기상 활동이 없는 것, 개기 일식 이런 것들이 비유로 가사에 모두 녹아 있다. 지구 과학 선생님들이 교재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윤상이 프로듀싱한 특유의 고급진 신디사이저 사운드와 깨끗하고 기교없는 보컬이 잘 어울리는 띵곡. 특히 후렴구에서 전조되는 부분이 킬링 포인트. 이렇게 소녀 소녀한 러블리즈 같은 아이돌 보다는 원래 걸크러쉬한 스타일을 더 좋아했는데 이 노래는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