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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Gun - Take My Breath Away, Berlin

하도 오래전 일이라 주말의 명화였는지,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온 것인지 가물가물하지만,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앉아 함께 Top Gun을 보던 순간은 쉽게 잊을 수 없다.

남여 주인공이 서로 마주치며 Berlin의 Take My Breath Away이 끈적하게 흘러 나오는 순간 바로 느낌이 왔다. 이것은 베드신의 시작이라는 것을.

금기된 것을 이미 알아버린 아이들은 내심 매버릭(탐 크루즈)과 찰리(켈리 맥길리스)를 응원(?)하면서도, 언제 어른들이 헛기침과 함께 채널을 돌려 버리거나 테잎을 빨리 감아댈 지 모르기 때문에 어느 편도 들 수 없는 난감한 지경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들의 설왕설래와 함께 한껏 고조되어 가는 분위기 속에서 어른들은 리모콘을 손에 쥐고 버튼을 만지작 거리기 시작하고 아이들의 심장은 이미 터지기 직전이며, 머릿속에서 ‘이제 더 이상...’을 주문처럼 반복하는 순간 마치 간절한 기도에 응답이라도 받은 것처럼 비상 사태는 드디어 종료된다. 그리고 영화는 시치미를 뚝 떼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른 장면으로 전환되기 시작한다.

1986년 골든 글러브와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했었던, 그 시절 우리를 한참 뜨겁게 만든 노래.

Berlin - Take My Breath Away, Top Gun OST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