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림자 - 이적 돌이켜 보면 나의 군생활은 어떤 면에서는 괜찮았고 어느 면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선천적으로 저질 체력이다 보니 체력이 필요한 훈련 도중 남들보다 뒤쳐져서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반면 내 주특기였던 일반 행정 업무쪽으로는 조금 소질이 있어서, 한창 때는 인근 부대 및 상급 부대 내에서 보고서를 가장 빠르게 잘 만드는 병사로 어느덧 소문이 나 있었다. 사실 군대에서 일을 잘하는 요령은 별 것이 없었다. 좀 지나 보니 반복되는 업무 패턴들이 보였고, 특정한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반드시 작성되어야 할 보고서의 초안을 간부들의 책상에 말없이 미리 올려 두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면 약간의 첨삭을 거쳐 부대 내 최상급자에게 보고되곤 했다. 손이 빠르다는 평판 덕분인지 장교나 하사관 등 간부들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