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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찬가

난 이상하게 백화점, 그 중에서도 특히 1층이 좋더라.

선물용 외에는 내가 살만한 물건은 1도 없는 곳이지만 여성 코스메틱 매장에서 브랜드별로 온통 뒤섞인 향기를 맡고 있으면 기분이 아주 나른하고 편안해진다.

그리고 남자가 에블린이나 빅토리아 시크릿 같은 여성 속옷 매장을 슬쩍 곁눈질이 아니라 유심히 바라보면 뭔가 변태가 된 느낌이지만 코스메틱 계열은 그런 류의 죄의식을 전혀 느낄 필요가 없다.

사실 자본주의와 물질주의를 대표하는 백화점 중에서도 1층은 가장 힘을 준 공간이기도 하고 무엇이든지 절정에 이른 것들은 본능적으로 매혹적이게 마련이니까. 난 그저 살짝 그 유혹에 따랐을 뿐.

돈이 안드는 향기로운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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