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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PowerBook 1400c

Apple PowerBook 5300cs는 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액정이 패시브 매트릭스 방식인지라 잔상이 무척 심했다. 그래서 잔상이 없는 액티브 매트릭스 컬러 LCD 방식의 파워북 기종을 동경하게 되었는데 그 기종이 바로 Apple PowerBook 1400c였다. 그 당시에는 가난한 학생이었던지라 고가였던 신품을 사지는 못하고, 세월이 지난 다음 가격이 하락한 중고로 구입하게 된다. 

1400c의 CPU는 전작과 동일한 저전력 CPU 계열인 PowerPC 603e을 사용했지만 클럭이 33% 대폭 향상된 133MHz였고, 11.3인치 액티브 방식의 액정 화질은 패시브 방식이었던 5300cs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좋았던 데다가 해상도도 640x480에서 800x600으로 상당히 업그레이드 되었다. 특히 5300cs 대비 잔상이 거의 없다보니 눈이 훨씬 편안했다. 노트북 무게는 2.99kg이라 1kg 정도가 대세인 요즘 기준으로 보면 거의 고사양의 게이밍 노트북 보다도 무거운 수준이었지만 사실 그 당시로는 그냥 저냥 무난한 편이었다. CD-ROM과 플로피는 교체식으로 바꿔서 장착할 수 있었고, 그 당시 노트북 답게 배터리도 탈착이 가능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기본 제공되었던 기본 OS인 System 7.5.3 버전이 PowerPC에 최적화 되어있지 않아 에뮬레이션으로 돌려야 하는 68x계열 CPU 코드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던 관계로, 전작 대비 클럭이 많이 높아졌음에도 PowerBook 5300cs와 마찬가지로 실사용 성능은 그다지 내 맘에 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CPU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돌려본 것은 아니지만 뭔가 전반적으로 반응이 빠릿한 느낌은 여전히 없었다.

특이하게도 PowerBook 1400c는 애플을 대표하는 폐쇄 정책과 다르게 CPU가 별도 보드 형태로 되어 있어서 손쉽게 CPU 교체가 가능했는데, 덕분에 서드파티에서 다양한 CPU 업그레이드 카드들이 발매되었다. (아무래도 스티브 잡스 복귀하기 전 출시된 제품이라 그랬던 듯) 그래서 굼뜬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Newer Technology사의 PowerPC 750(G3) 업그레이드 카드를 구매해서 확장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초보자의 실수로 발열 처리를 위한 써멀 구리스를 잘 못 바르는 바람에 방열이 제대로 되질 않다보니 CPU 온도가 너무 높아진 관계로 사용 중 계속 다운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확장 카드는 팔아버리게 되고, 이런 저런 사유로 PowerBook 1400c도 정이 가질 않아서 처분하게 된다. 뭐랄까 PowerPC 603e를 사용한 기종들은 나랑은 대체로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고 1400c를 처분한 그 시점은 마침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이후 어떤 제품(?)으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던 바로 그 시기와 맞물리게 되는데...

이미지 출처 : https://ko.ifixit.com/Device/Macintosh_PowerBook_1400_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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