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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k-pop

공항가는 길

딱히 대단치는 않지만 할 것과 먹을 것 그리고 갈곳을 대략 정리해 둔 스케쥴표, 미리 출력해 둔 호텔 바우처와 항공권 e-ticket 그리고 여권, 스마트폰이 있지만 그래도 작은 카메라와 가벼운 렌즈 하나, 평소 보다 이른 시각에 맞춰둔 기상 알람, 미리 챙겨둔 캐리어 가방, 약간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기다리는 공항버스, 간혹 아주 운수 좋은 날 복권처럼 업그레이드 되기도 하는 자리, 일부러 목소리에 특수효과를 넣은 듯 이륙을 알리는 기장의 시크한 안내 방송, 힘찬 제트 엔진 소리, 비행기 바퀴가 지면에서 떨어져 마찰력이 사라질 때의 매끈한 감각,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이코노미석 팔걸이, 긴장감에 항상 살짝 체하듯 하지만 그래도 그리운 기내식, 할 일이 모두 사라져 시간 때우기로 보고 나면 내가 도대체 무슨 영화를 본 건지 스토리에 집중이 되지 않는 조그만 스크린.

지금은 당연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꽤 자연스러웠던 저런 것들이 문득 그리워 진다.

다시 공항가는 날을 기다리며 여행의 설레임이 느껴지는 곡들을 선곡해 본다.

1. 김동률 - 출발

2. 하림 - 여기보다 어딘가에

3. 볼빨간사춘기 - 여행

4. 이진아 - 밤, 바다, 여행

김동률 - Monologue (2008), 하림 - Whistle In A Maze (2004), 볼빨간사춘기 - Red Diary Page.2 (2018), 이진아 - RANDOM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