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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k-pop

EDM으로 띄워 보낸 입대 편지, AKMU - DINOSAUR

SM, YG, JYP와 Big Hit 등 국내 메이저 엔터테인먼트사에 소속된 뮤지션들의 음악은 새 음반이 발표되면 트렌드를 살피기 위해 나름 주의깊게 들어보는 편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woollim(러블리즈, 로켓펀치, 인피니트 소속)이나 WM(오마이걸, B1A4 소속) 같이 메이저와 어느정도 차별화 요소를 가져가는 중견급 니치 플레이어들을 더 선호하고 주목하는 편이다.

하지만 YG에 속해 있으면서도 같은 회사에 속한 다른 팀들과는 전혀 다른 음악 스타일을 추구하는 독특한 팀이 하나 있으니, 바로 AKMU(악동뮤지션)이다. 아무래도 재기발랄한 싱어송라이터이다 보니 YG에서 이 팀의 음악적 방향은 둘의 역량을 믿고 대부분 전권을 주는 듯 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어린 나이에 K팝 스타 시즌2에 출연하여 우승을 차지한 AKMU는 작곡, 프로듀싱을 담당하는 찬혁과 청량하고 깔끔한 음색이 매력적인 메인 보컬 수현으로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 있는, 멤버간의 불화설이 나돌더라도 엄마선에서 정리(?)되기에 팬들이 전혀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혼성 친남매 그룹이다.

오늘의 선곡은 2017년 싱글 앨범 SUMMER EPISODE의 수록곡인 DINOSAUR로 찬혁이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에 발표한 곡이다. 이 곡을 거리에서 처음 들었을 때는 보컬이 들리기 전까지 AKMU의 음악인지 미처 몰랐을 정도로 기존과는 전혀 다른 사운드를 시도했던 곡이다. 노래가 발표되었을 당시 가사가 의도하는 메세지에 대해 심오한 분석이 꽤나 벌어졌지만 오늘은 사운드에만 조금 집중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DINOSAUR와 같은 스타일의 사운드를 EDM 계열에서도 흔히 트로피컬 하우스라고 부르는데, 락이 아닌 일렉트로니카 장르의 구분법에는 아직 완전히 익숙하지 않지만 올봄에 발표된 오마이걸의 ‘살짝 설렜어’나 여름에 발표된 트와이스의 ‘MORE & MORE’, 2019년 로켓펀치의 ‘BIM BAM BUM’ 그리고 2년전인 2018년 여름에 발표된 러블리즈의 ‘여름 한 조각’ 같은 곡이 바로 이 트로피컬 하우스에 속하는 곡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만약 AKMU의 DINOSAUR가 취향에 딱 맞는 사람이라면 앞에서 나열한 곡들도 귀에 착하고 감길 확률이 매우 높다. 사운드를 들었을 때 뜨거운 열대 지방의 해변가와 야자수의 이미지가 대번에 떠오르는, 지금은 계절이 바뀌었지만 뜨거운 여름의 태양 아래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시원함과 청량감을 선사해주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시도했던 EDM 장르의 트로피컬 하우스 사운드도 신선했지만 기존에 주로 부각되어 왔던 수현의 보컬보다 찬혁의 보컬 라인이 이번 곡에서 좀 더 살아 있어서 더 좋은 느낌을 주었던 곡.

AKMU, SUMMER EPISODE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