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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k-pop

K-Pop vs J-Pop 아이돌

K-Pop 아이돌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일본 음악이 수준 낮아 보이는 착시 현상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원래 일본 음악 산업계가 그렇게 만만하거나 무시할만한 곳이 아니다.

일단 락이나 재즈 같은 마이너 장르의 저변이 우리와는 상대가 안된다. (특히 퓨전 재즈를 얘네들이 참 잘함.) 한마디로 마이너 장르의 음악을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곳이고 음반 구매로 까지 이어지는 구매력과 시장 규모 면에서도 비교가 안되기 때문에, 해외 유명 뮤지션들도 일본에 볼일 있어 왔다가 잠깐 곁다리로 한국에 들르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아이돌 쪽 사정은 좀 다르다. 일본 팬들은 한번 팬이 되면 트렌드 따라 바뀌는 우리에 비해 한결 같이 좋아하는 성향이 굉장히 강한데, 얘네들이 좀 이상한 패턴에 완전히 꽃혀 버렸다. 노래나 춤이 미숙하더라도 멤버 개개인이 주는 이미지나 매력, 친근함을 주는 아이돌이 대세가 된 건 사실 철저하게 제작사와 팬들이 그 컨셉을 계속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한참동안 고착되어 버리다 보니 팬들이야 마냥 즐겁겠지만 음악적인 발전을 간절히 바라는 아이돌 아티스트들은 행복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어 버렸다.

반면 일본 팬에 비해 우리나라 팬들은 사실 좀 의리가 없는건가 싶을 정도로 새로운 것에 금방 열광하는 느낌. 폼이 잠깐이라도 떨어지면 그 팀은 금방 인기가 사라지고 금새 트렌드에 맞춘, 아니면 전혀 새로운 걸 들고 나오는 팀이 등장하고 인기를 끈다.

일본의 유명 아이돌 그룹 AKB48 멤버였다가 지금은 K-Pop 걸그룹인 로켓펀치 멤버로 다시 데뷔한 쥬리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 K-Pop의 안무, 노래 연습은 굉장히 힘들지만 더 멋진 음악을 할 수 있고 자신이 무대에서 빛날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들을 보면 당분간 아이돌 음악 만큼은 J-Pop이 우리 퀄리티를 따라 잡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물건 만들기에서 완벽을 추구하던 일본의 모노츠쿠리 정신이 한일 아이돌에서는 완전히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

Rocket P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