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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웅석 - 꽃날 (황진이 OST) 한복 차림의 두 어머니가 서로 허리 숙여 인사한 뒤 기다란 초에 화촉을 밝힐 즈음 들려오는 익숙한 선율. 인생의 페이지를 장식하는 BGM, 서웅석의 꽃날. 서웅석 - 꽃날 (황진이 OST) 더보기
우리들의 첫 포르노그라피, The Dirt 중학생 쯤 되어 보이는 사내 아이들이 TV앞에 모여 앉아 있고 그 중 한 녀석이 VHS 비디오 플레이어에 크고 아름다운(?) 무엇을 집어 넣는다. 잠시 후 화면에서 쏟아지는 금속성의 소리. 영상에서 남자친구의 목마를 탄 채 공연을 지켜보던 여성 관객의 웃통이 느닷없이 벗어 재껴지고 그 광경을 숨을 참으며 지켜보던 사내 아이들의 심장은 이내 주체할 수 없는 방망이질을 시작한다. 그렇게 메탈키즈들의 프로노그라피와도 같았던 이들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다.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던 영상의 주인공은 LA 메탈 밴드 Mötley Crüe. 한두곡 정도가 금지곡 수준이 아니고 아예 앨범 통째로 심의 불가였던 시절. 소위 빽판이라고 불리던 불법 LP만이 그들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었는데 문익점 같은 아이들이 그걸 테.. 더보기
Lady Gaga, Bradley Cooper - Shallow (A Star Is Born OST) 충격적인 무대 의상과 퍼포먼스 그리고 온갖 돌출 행동으로 인해 마돈나의 뒤를 잇는 새 시대의 마녀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레이디 가가. 영화 ‘A Star Is Born’에서의 화장기 옅은 수수한 그녀의 모습은 평상시(?) 독한 메이크업보다도 오히려 더 큰 충격을 세상에게 안겨 주었다. 스크린에서의 인간미 뚝뚝 떨어지는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평상시 가면처럼 걸치고 있던 어둡고 무거운 마녀의 옷을 벗었을 때의 그녀는 실은 저런 모습이겠구나 싶다. 평소 센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충만한 발라드 감성을 지녀서 새삼 놀라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레이디 가가 역시 A Star Is Born OST 수록곡 Shallow에서 그런 반전의 통쾌함을 제대로 선사해준다. 더보기
내겐 조금 무서운 누님, Björk - I’ve Seen It All (어둠 속의 댄서 OST) 요즘은 볼 수 없는 광경이지만 어릴 적 동네 주택가를 걷다 보면 어느 집에서인지 무당의 굿판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호기심이 동한 내가 흘깃거릴 때마다 곁에 있던 어머니는 네가 볼 것이 아니라며 내 손을 이끌고 급히 그 자리를 뜨게 하곤 했다. 나이가 들어 긴 사춘기를 관통하면서 어둡고 기괴한 음악들에도 나름 단련이 된지라 왠만한 음악에는 쫄지 않는 편이지만, 비요크가 주연했던 영화 ‘어둠 속의 댄서’에서 처음 듣게 된 그녀의 목소리는 충격적이었다. 아이같은 순수한 외모와 대비되는, 인간의 심연에 잠들어 있는 원초적인 공포를 깨우는 듯한 절규는 무당의 굿판이 클라이막스로 치달을 때의 느낌과도 닮았다. 다른 세계의 영적 존재와 소통하는 영험함이라고 해야 할까… 그녀의 보컬을 듣고 있노라면, 불빛이 없는.. 더보기
Rocky IV - Training Montage 형님, 누님들이 학교 다니던 시절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냉전 시대라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 미국과 소비에트 연합(소련, 지금의 러시아)이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이던 그런 시절 말이지. 1987년에 우리나라에 개봉했던 록키 4는 지금 돌이켜 보면 사실 뻔한 냉전 드라마에 지나지 않는다. 입체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한참 먼 1차원적이고 뻔한 선악구도와 결말 덕분에 다시 정주행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짧게 요약해 보자면 소련 선수와의 친선 복싱 경기중 사망하게 된 친구의 복수를 위해 링에 오르기로 결심한 주인공, 과학적으로 훈련하는 상대 선수와 달리 그는 추운 시베리아로 날아가 재래식으로 혹독하게 스스로를 단련하게 되는데… 그 이후로는 눈 감아도 비디오처럼 뻔한 전개가 펼쳐 진다. 경기 중 온갖 시련과 역.. 더보기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건담 프랜차이즈의 최신작 섬광의 하사웨이 3부작 중 1부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식 개봉되어서 (나중에 완결되고 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나름 건담 덕후로서의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보기로 결정했다. 역시 최신작인데다 극장판인만큼 세심하게 공을 들인 작화가 꽤 훌륭하고 그래픽으로 처리된 메카닉 전투씬 연출도 이질감이 없다. 특히 민간인 시점에서 바라 본 거대한 병기들의 위압감과 전투 중 이리저리 튀는 파편들로 인한 공포감의 디테일한 묘사는 잔뜩 힘을 준 티가 묻어난다.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시리즈가 빔 병기를 배제하고 쇠 비린내와 찌든 기름 냄새가 범벅인 메카닉 전투씬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면(덕분에 작품성에 비해 서구권에서 나름 매니아층이 존재.) 이번 작품의 전투씬, 그 중에서도 크시 건담의 공중전 .. 더보기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나의 아저씨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중 하나이고 많은 대중들이 인정한 것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는 동안 내내 유일하게 거슬리는 부분이 한가지 있었는데 바로 박동훈(이선균)의 아내인 강윤희(이지아)에 대한 설정이었다. 초반부터 박동훈은 그저 좋은 사람으로만 그려지는데 반해 강윤희는 악역 도준영(김영민)과의 불륜으로 인해 나쁜 아내 이미지로 그려진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면 그 원인 제공자는 사실 철저하게 박동훈이다. 박동훈은 결혼 이후에 자신의 어머니와 형제의 울타리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실은 아예 벗어날 생각이나 의지조차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심지어 거주지도 본가 근처에 잡았을 뿐 아니라 틈만 나면 그 곳을 들락거린다. 이후.. 더보기
Love Affair - The Christmas Song, Ray Charles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위해 개인적으로 애장하고 있는 음반 중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껴 듣는 곡을 몇 곡만 추려 볼 예정이다. 그 중 오늘 소개할 곡은 엔니오 모리꼬네가 영화 음악을 맡았던 영화 러브 어페어의 OST 수록곡 The Christmas Song. 소울 음악의 대가 레이 찰스의 온화한 보컬 덕분에 마치 흑인 산타가 불러주는 크리스마스 노래를 벽난로 앞에서 노곤노곤하게 듣고 있는 느낌이 들곤 한다. 시디가 닳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한동안 모든 곡을 반복해서 듣곤 했는데 사실 엔니오 모리꼬네의 OST 라면 음악적으로 일종의 보증 수표나 다름이 없다. 러브 어페어는 매 장면마다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외적으로도 로맨스 영화의 열렬한 팬이라면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추천 영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