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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MacBook (13-Inch, 2007, White)

Windows PC인 SONY Vaio GR로 외도를 했었던 나는 사실 맥으로 복귀할 마음이 그다지 없었다. 맥을 선뜻 다시 사용하기에는 우리나라 인터넷 생태계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기반으로 지나치게 기형적으로 성장해 버린 탓이었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다지만 여전히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망령이 여기저기 남아서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맥을 떠나있었고 맥이 PowerPC에서 인텔 x86 CPU로 플랫폼을 전환한다는 소식도 듣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막상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친구가 인텔 기반의 맥북 프로를 가지고 와서 실물을 처음 구경하게 되었는데 가상 머신에서 Windows XP가 기가 막힌 성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게다가 스와이프로 두개의 OS를 넘나들면서 아주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예전에 PowerPC상에서 에뮬레이터인 VirtualPC로 겨우 꾸역 꾸역 돌려대던 허접한 성능과는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중간에 x86 인스트력션 셋을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가 없어졌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아무튼 그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서 인텔 맥 중에서 가장 저렴한 MacBook (13-Inch, 2007, White) 모델로 오랜만에 다시 맥으로 복귀하게 된다. Core 2 Duo 2.16GHz의 인텔 CPU 성능은 애플이 그동안 PowerPC로 사기를 쳐온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안정적이었고 퍼포먼스도 훌륭했다. 게다가 가상환경을 지원하는 Parallels를 이용해서 Windows XP까지 설치하고 나니, 국내 인터넷 환경을 쓰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어졌다. 국내 환경을 한정하면 맥이 인텔로 갈아탄 것이 그 당시 기준으로는 거의 최적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었고, 그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맥 사용자 저변이 꽤 넓어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맥이 인텔 CPU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내가 다시 맥으로 복귀하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

처음 인텔 CPU와 모던 OS인 OS X(10.4.9 Tiger)을 경험하게 해준 기종으로 꽤 잘 사용했었는데, 굳이 단점을 꼽자면 보급형 모델답게 외관이 전부 하얀색 프라스틱이라 고급스러운 느낌이 좀 떨어진다는 점 정도였다, 하지만 좀 사용하다보니 시동 디스크 설정을 자꾸 까먹는 증상이 반복되어서 그걸 핑계삼아 상위 기종인 맥북 프로로 기변하고 처분하게 되었다.

그래도 나를 다시 맥으로 돌아오게 만든 인도자, 나의 첫 인텔맥.

Apple MacBook (13-Inch, 2007, White) Official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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